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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가들은 어떻게 민화를 그릴까

by phakboong 2025. 5. 23.

출처 이수진 작가 책거리

 

민화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삶과 기원을 담아온 전통 예술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민화는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젊은 작가들의 손을 거쳐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활동 중인 민화 작가들이 어떤 시선으로 민화를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그리고 있는지, 그리고 창작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민화 작가 인터뷰①: 이수진 – “내 민화는 나의 일기”

이수진 작가는 전통 민화를 현대 감성으로 풀어내며, 특히 감정 표현에 초점을 맞추는 젊은 세대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민화는 과거의 상징이 아닌, 오늘의 내 감정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은 일상 속 감정을 모티브로 하여 구성되며, 소재는 호랑이, 꽃, 책가도 같은 전통 민화 속 도상을 기반으로 하되, 표정과 구도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호랑이를 억세고 무서운 존재로만 보는 게 아니라, 내가 힘들 때 기대고 싶은 존재처럼 그려요.” 이 작가는 작업의 시작을 ‘오늘의 기분 기록’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날의 감정이나 경험을 떠올리며 스케치를 하고, 색감을 통해 감정의 농도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전통 민화의 채색기법 중 일부를 응용하면서도, 수채화적 기법이나 디지털 기법도 함께 사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화는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이자, 내가 나를 알아가는 도구예요”라며, 민화를 일상 예술로 재정의했습니다.

민화 작가 인터뷰②: 김민재 – “전통의 틀에서 놀다”

김민재 작가는 전통 민화 형식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디테일과 구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전통의 틀 안에서 노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 틀 안에서의 창작이 오히려 자유롭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작업실에는 고서적과 민화 복각본이 가득하며, 작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한 권 이상의 고서 속 도상을 분석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고 합니다. “민화는 정답이 없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 수백 년간 축적된 상징 체계가 있어요. 그걸 무시하지 않되, 요즘 감성으로 풀어내야죠.” 김 작가는 '문자도'를 주요 작업 주제로 삼고 있는데, 글자 속에 다양한 상징 동물을 넣거나 배경을 현대 건축물로 바꾸는 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젊은 세대가 민화를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시각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제 작업의 목표예요.”라고 말하며, 전통과 현대, 형식과 감성 사이의 균형을 통해 민화의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민화 작가 인터뷰③: 장유라 – “디지털로 피어난 민화”

장유라 작가는 민화를 디지털 아트 형태로 구현하며,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민화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있는 젊은 작가입니다. 그녀의 대표작은 ‘디지털 십장생도’로, 전통 도상의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색감과 질감을 모두 디지털 그래픽으로 구현해냈습니다. “민화의 철학은 그대로 두고, 매체만 바꾸는 거죠. 디지털이라는 도구는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에요.” 장 작가는 아이패드를 주요 도구로 사용하며, 손으로 그린 후 디지털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붓터치의 질감, 옛 종이 느낌, 색의 번짐 효과 등을 정교하게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브러시를 커스터마이징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와 해외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NFT와 캐릭터 IP화를 통해 민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기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민화는 한국적이지만 동시에 글로벌해질 수 있는 언어”라며, 민화의 가능성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실험하고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요즘 민화 작가들은 전통을 깊이 이해한 뒤, 자신만의 감성으로 민화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과 정보, 전통과 실험이 어우러진 그들의 작업은 민화를 오늘의 예술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민화가 더 이상 박제된 전통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예술로 거듭나고 있는 이 시대, 다양한 작가들의 시도에 주목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화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결론: 요약

요즘 민화 작가들은 전통을 깊이 이해한 뒤, 자신만의 감성으로 민화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과 정보, 전통과 실험이 어우러진 그들의 작업은 민화를 오늘의 예술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민화가 더 이상 박제된 전통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예술로 거듭나고 있는 이 시대, 다양한 작가들의 시도에 주목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화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